'두산대'라 불리는 중앙대는 그 변화의 속도가 워낙 빠르고 반대의견을 처리(?)하는 방식도 과격하다. 그런데 이것은 '한 개인'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 아니다. 중앙대 내부게시판에는 '이사장님 다시 돌아오세요', '학교개혁 반대하는 교수들에게 책임을 묻자!'라는 학생들의 글이 수두룩하고 추천수도 상당하다. 중앙대의 사례는 '특수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달라진 시대의 공기를 정확히 대변하고 있다. '대학이 직업교육소임을 인정하라'는 십여년 전의 말은 시대착오적 발언이 아니었다. 그 이후, 모든 대학이 기업이 시키는 대로 환골탈태했다.
대학을 취업학원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움직임의 중심에는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있다. 황 장관은 '취업이 학문보다 우선하며, 취업을 중심으로 대학을 바꿔야 한다'는 기발한 신념을 피력하고 다니는 '취업대학론'의 전도사다. 황 장관이 이처럼 대학정책에서 취업률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데는 고도의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정부의 정책 실패와 기업의 탐욕으로 야기된 청년실업 문제를 대학에 전가하려는 것이고, 둘째는 이참에 비판적인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대학에서 고사시키려는 것이다.